어렸을 때 학교에서 배웠던 우리나라 역사이야기 중 강화도 하면 떠오르는 유적지는 초지진과 덕진진이 대표적입니다. 제 머릿속에는 이 두 장소에 대한 기억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는 듯합니다. 최근 강화도 맛집보다는 유적지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지난번 초지진에 이어 이번엔 덕진진에 대한 포스팅을 준비해 보았는데요. 지금부터 저와 함께 하시죠...
조선 말기 고종 때 겪었던 두 번의 양요(洋擾)를 기억하실 텐데요. 그중 병인양요(丙寅洋擾)는 프랑스 함대와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다면 신미양요(辛未洋擾)는 미국의 아세아 함대와 맹렬한 포격전을 전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제 기억 속에 각인된 강화도의 유명한 유적지 초지진과 덕진진은 모두 신미양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그 당시 치열한 전투 끝에 미군 함대에게 함락되었답니다...
강화 가볼만한곳: 강화 5진 중 하나인 덕진진 (德津鎭), 강화유적지 탐방
강화도 하면 생각나는 유적지가 무엇인가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흔히들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 정도 언급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덕진진은 초지진과 신미양요로 엮여 있고, 지리적으로는 광성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말이었는데도 덕진진엔 관람객들이 많지 않았어요. 주차장 시설도 훌륭하답니다...
강화도에 있는 유적지 중 진, 보, 돈대 등을 자주 다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런 전략적, 군사적인 요충지는 일정한 패턴을 갖고 있습니다. 덕진진의 경우 지휘관들이 전투를 지휘할 수 있는 성루가 있으며 연결된 성벽과 여장이 갖춰져 있는데요. 게다가 바닷길로 침투하는 적 함선을 포격할 수 있는 남장 포대가 있고, 백병전도 불사할 수 있는 타원형의 덕진 돈대의 모습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걸 통틀어 덕진진이라 합니다.
덕진진의 성루 이름은 공조루라 하며, 공조루에 진입하는 이 문을 가리켜 홍예문이라고 합니다... 문을 통과하면 덕진진과 맞닿아 있는 바다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덕진진 성루인 공조루에서부터 쭈욱 연결되어 있는 견고한 성벽의 모습입니다... 구식 무기들을 가지고 공성전을 할 때야 이 정도 견고한 성벽을 뚫기도 버거웠겠지만 함선에서 대포를 통해서 성벽을 무너뜨리는 조선 후기만 되어도 성벽이 사실상 유명무실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덕진진에서 감상할 수 있는 강화 바닷길입니다... 아무 말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듯해요.
덕진진 성벽에 나 있는 이 길을 천천히 걷는 기쁨도 얻으실 수 있어요... 성벽길을 걸으면서 든 생각은 "이 많은 돌을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참 지혜롭게도 성벽을 쌓아 올렸구나." 싶었습니다...
공조루와 성벽을 감상한 뒤 이제는 남장 포대와 덕진 돈대를 향해서 걸음을 재촉해 봅니다... 이처럼 이정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남장 포대 가는 길에서 만난 조선 후기 덕진진의 사진입니다... 조선 고종 즉위한 지 8년째 신미양요를 일으킨 미국의 아세안 함대가 거침없는 기세로 초지진을 거쳐 이곳 덕진진까지 점령한 후 종군기자가 찍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들입니다...
남장 포대 내려가는 계단에 서서 넓게 바라보다 보면 포대뿐만 아니라 저 멀리 다리 하나가 보이는데요. 바로 초지대교의 모습입니다...
여기서 퀴즈문제 하나 나갑니다...
덕진진에 설치된 남장 포대는 포문이 모두 몇 개일까요???
정답은 15개랍니다... 대포는 띄엄띄엄 배치되어 있지만 대포를 쏘아 올릴 수 있는 포문은 모두 15개가 있었습니다.
이 덕진진을 적으로부터 지켜내는 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 바로 이곳 남장 포대라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세기 말 얼마나 치열하게 포격전이 벌어졌을지 가히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바로 이곳이 그 치열한 현장이라는 건 어렴풋이 느낄 수 있네요.
이곳을 구경하는 동안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올 때마다 저 위 깃발이 펄럭이네요...
지금까지도 정말 보존이 잘 되어 있는 포대의 모습이지만 아마도 그 당시 치열한 전투 끝에 심하게 훼손되었을 것이고 후에 복원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남장 포대를 거쳐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이곳에 또 하나의 돈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덕진 돈대'입니다...
돈대 주변을 잠시 둘러보는 중에 강화나들길 제2코스 이정표가 보였습니다. 이곳 아래 흙길을 통해서 종점까지 가는 길이 있는데요. 지난번 강화군청 문화관광과에서 수령한 도보여권으로 날이 제법 선선해지면 저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여름엔 수풀 사이로 벌레들이 무서워서 패스!!!
덕진 돈대 주변에 또 하나의 유적이 있는데요... 조선 고종 4년 1867년에 덕진 첨사가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의 명을 받아 건립한 비문으로 척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이 추진했던 위정척사 즉 쇄국정책과 맞물려 외세의 선박이 이곳에 오는 걸 강력하게 통제하겠다는 경고입니다.
덕진 돈대 경고비에서 저 멀리 바라보이는 초지대교입니다... 날만 더 맑고 가시거리가 좋았다면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덕진 돈대의 모습입니다. 아마도 없는 텅 빈 돈대 마당에서 저 혼자 있는 중입니다.ㅋㅋ 이곳은 마치 옛날 고지전처럼 이곳을 지켜내면서 만약 적들이 들이닥칠 경우 백병전을 해서라도 이곳을 수호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곳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곳도 신미양요 당시 미국 아세안 함대의 48시간 연속된 포격으로 정말 파괴되었지만 지난 1977년에 복원되었습니다.
남쪽의 초지진과 북쪽의 광성보 중간에 위치한 강화 수로의 가장 중요한 요새인 이곳 덕진 돈대는 탁 트인 시야와 함께 남장 포대의 모습이 그대로 보입니다...
덕진 돈대를 나와 다시금 숲길을 따라가면 덕진진 초입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우거진 소나무와 함께 대나무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덕진진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금 처음 출발했던 공조루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덕진진 성루와 성벽들, 그리고 남장포대, 덕진돈대까지 눈으로 담고 많은 생각들을 떠올려보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곳은 주말인데도 참 한산합니다. 다행히 4인 가족을 만났는데 아빠가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들에게 역사적인 가치와 애국에 관해 가르쳐주시는 걸 바라보며 흐뭇하게 쳐다보았답니다.
덕진진 관람 초반에 찍지 못했던 덕진진에 관한 역사적인 내용과 설명이 적혀있는 안내문입니다. 초지진에 상륙했던 미국 해병대에 의해서 점령당했던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덕진진... 뭔가 비장한 마음마저 들더라고요. 지금으로부터 불과 150년 전 바로 이 장소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전쟁과 관련된 장소에서 저는 지금 한가롭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곳을 구경한다는 아이러니, 이름 없이 빛없이 희생했던 수많은 민초들로 인해 이 나라가 세워져 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들과, 연인과 함께 강화유적지 덕진진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으실 듯합니다.
오늘은 "강화 가볼 만한 곳: 5진 중 하나인 덕진진 (德津鎭), 강화유적지 탐방"에 관한 내용을 소개해 드려 보았는데요. 오늘의 포스팅이 조금이나마 유익하셨다면 공감, 댓글, 구독을 부탁드립니다. 그럼 저는 다음 시간에 더욱 유익한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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